문학 59

빈둥거리는 봄

-수채화 20호, 배효철 작.               빈둥거리는 봄                                       배효철   언제나 봄다운 봄이 오시려 나 하고기다린 지 하도 오랜데,   시간은 늘 상 변함없이 흐르고 지나고 있으나,찾아오는 봄님은 올 듯 말 듯,손가락질만 하고 있으니야속하기도 처량하기 짝이 없구나   늘 지나가던 그 자리 돌아 다 보면서언제쯤에나 얼굴 내밀고 인사해 줄 런지기다리며 지나쳐 온 날도 또한 무심하구나   힘겹게 오르는 산길에 기다리며 인내하고마음 달래면서 웅크리고 있던,참다못한 그 진달래빈둥거리는 봄에게 으름장 지르듯오늘 그 예쁜 꽃잎 살짝 열어 두었구나   강인한 진달래 기다림 지우고 꽃잎 열 듯,집에서 손에 물감 무치고 붓질하는 화려한 화백에게도 ..

어째 마음이 그러하네.

어째 마음이 그러하네.                                                배 효 철.    어째 마음이 그러하네 이 쯤 나이에 한해 두해 더 해 간다는 것은아직 담아 두는 것들이 그럭저럭 있겠으나마음에 둔 것조차 잃어 버려지는 것들도 제법 있을 터,어쩌면 얻어지는 소중함보다도 잃어 버려지는 아쉬움이 더 크기도 하겠네   허나, 갈 때 함께 안고 가는 것이 아닐 바 에야한해를 건널 때마다 힘겹다 싶은 것은 그냥 내 버려도 되지 않겠나 청춘이 아닌 지금에도 무슨 욕심이 그리하여그때의 것들을 버리지 못하고 아쉬워하며또 구하고 가슴에 담아 두려 하는 가   자! 버릴 것은 한웅쿰씩 버려 보도록 하자그래서 마음을 풀고 남아있는 조각들이라도 귀이하고 어여삐 하며내 작은 보따리에 깊..

손 주

손 주                                          배효철 나의 분신들이 하나둘 짝지어 곁을 떠나게 되면서한시름 놓아 스스로 허전함 느끼고 있을 그럴 무렵   지나간 날들에는 미처 깨우치지도느낄 사이도 없었던 많은 것들이이젠 한없이 정겨운 미소 파묻은 흐뭇함으로,나를 찾아주었네   작은 손가락과 입가에는 은하수의 물결처럼 예쁜 사랑이 담기고그의 영롱한 눈빛에는 주님의 따뜻한 숨결이 묻혀 있는구나누군가 가 세월 속에 늙음이 조용한 서러움으로 찾는다고 노래하던데어찌 느끼고 억울할 사이도 없이 그들은 그렇게 반겨 찾아주는구나   젊은 시절, 잘 키워야한다는 의무적 사랑으로는도저히 눈을 뜰 수 없었던 것들이, 세월의 흐름으로 얻을 수 있는무조건적 사랑!   이러한 한없는 즐거움의 기..

마음 한켠으로,.

마음 한켠으로                                 배효철  쨍하고 빛이 타오르며 나의 구질 한 입김은 하늘로 치솟고  이제 우러러 크게 하품 해본다.   맑고 밝은 나날을 기대어 하루들을 품으며  싱그러운 햇살에 몸과 마음 뜨겁게 태워 보리라.  찾아주는 8월을 꿈꾸며,  나는 크게 동요한다.   우리에 삶이 그러하듯,  기대만큼은 이루어내지도,  얻어내지도 못하지만,  늘 넓다 란 기대 속에  나를 얹어 놓고 저울질 해본다.   이제 서서히 하찮은 욕심은 잠 재우고  주어진 사랑과 행복만으로 기쁨 얻어내며  아직도 남겨진 따스한 정가지 들이  내게 있다면   초복이 남긴 눅눅함 떨 추어내고  말복에 뜨거운 열정으로 온 가슴 밀쳐 열어두고 또 한 번 나를,  나눔의 정 터에 두어 보..

얼마간 살다보니 이러네.

얼마간 살다보니 이러네                                              배효철 사는 게 다 이런 건지는 몰라도, 어느 정도 살았다 싶으니,그저 미안한 일이 더 많네사는 게 다 이러하지는 아닐 진데, 나만이 느끼는 그런 삶인 가 집사람한테는 늘 편안하게 해 주지 못해서 미안하고아이들한테는 좀 넉넉하게 못해주니 미안하고친구들에게는 잘 나가주어야 하는데그러지 못하니 또 미안하고이래저래 미안한 것들이 더 많으니나는 참으로 딱하도다 그럴싸하게 잘 풀리어, 여편네 육중한 몸매에 뭐 빛나는 거몇 개 걸치고 자랑 좀 하고 다니게 해 주고아이들 저 하고 싶은 거, 제대로 하게 팍팍 밀어 주고친구들한테는 그저  편안하게 베풀어 줄 수 있다면그 얼마나 재미있는 삶이 아니겠는 가 어찌 오늘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