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미소가 눈을뜰때-시인 배효철

빈둥거리는 봄에게도 꽃잎은 열리고

배효철 (여산) 2013. 4. 7. 12:34

 



           빈둥거리는 봄에게도 꽃잎은 열리고,

 

언제나 봄다운 봄이 오시려 나 하고

기다린 지가 하도 오랜데,

시간은 늘 상 변함없이 흐르고 지나고 있으나,

찾아오는 봄님은 올 듯 말 듯, 손가락질만 하고 있으니

야속하기도 처량하기 짝이 없구나.

 

늘 지나가던 그 자리를 돌아 다 보면서

언제쯤에나 얼굴 내밀고 인사해 줄 런지.

기다리며 지나쳐 온 날도 또한 무심하구나.

 

힘겹게 오르는 산길에 기다리며 인내하고,

마음 달래면서 움크리고 있던,

참다못한 그 진달래!

빈둥거리는 봄에게 어름장 지르듯

오늘 그 예쁜 꽃잎을 살짝 열어 두었구나.

 

강인한 진달래처럼 집에서 손에 물감 무치고

붓질하는 화려한 화백에게도 봄은 찾아오시려나.


아침저녁으로 십리를 오르락내리락 하면서

봄 시샘하는 놀이에 지나치다가

돌아보곤 눈 흘기며 하염없이 기다리는 날,

그 눈짓거리에 님의 목 줄기 상할 까 염려가 되었는 가 보다.

 

함께 기다리는 화백은 진달래가 이쁘다 하네.

 

2013.04 .  배 효 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