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둥거리는 봄에게도 꽃잎은 열리고,
언제나 봄다운 봄이 오시려 나 하고
기다린 지가 하도 오랜데,
시간은 늘 상 변함없이 흐르고 지나고 있으나,
찾아오는 봄님은 올 듯 말 듯, 손가락질만 하고 있으니
야속하기도 처량하기 짝이 없구나.
늘 지나가던 그 자리를 돌아 다 보면서
언제쯤에나 얼굴 내밀고 인사해 줄 런지.
기다리며 지나쳐 온 날도 또한 무심하구나.
힘겹게 오르는 산길에 기다리며 인내하고,
마음 달래면서 움크리고 있던,
참다못한 그 진달래!
빈둥거리는 봄에게 어름장 지르듯
오늘 그 예쁜 꽃잎을 살짝 열어 두었구나.
강인한 진달래처럼 집에서 손에 물감 무치고
붓질하는 화려한 화백에게도 봄은 찾아오시려나.
아침저녁으로 십리를 오르락내리락 하면서
봄 시샘하는 놀이에 지나치다가
돌아보곤 눈 흘기며 하염없이 기다리는 날,
그 눈짓거리에 님의 목 줄기 상할 까 염려가 되었는 가 보다.
함께 기다리는 화백은 진달래가 이쁘다 하네.
2013.04 . 배 효 철.
'(시)미소가 눈을뜰때-시인 배효철' 카테고리의 다른 글
9월자락에 맞이하는 아침! (0) | 2013.09.26 |
---|---|
9월의 아침! (0) | 2013.09.02 |
어째 마음이 그러하네. (0) | 2013.04.07 |
삼가 깊은 마음의 은혜에 감사 인사드립니다. (0) | 2013.04.07 |
예전 시간을 함께 공유하였던 분들에게 (0) | 2013.04.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