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채화 20호, 배효철 작.
빈둥거리는 봄
배효철
언제나 봄다운 봄이 오시려 나 하고
기다린 지 하도 오랜데,
시간은 늘 상 변함없이 흐르고 지나고 있으나,
찾아오는 봄님은 올 듯 말 듯,
손가락질만 하고 있으니
야속하기도 처량하기 짝이 없구나
늘 지나가던 그 자리 돌아 다 보면서
언제쯤에나 얼굴 내밀고 인사해 줄 런지
기다리며 지나쳐 온 날도 또한 무심하구나
힘겹게 오르는 산길에 기다리며 인내하고
마음 달래면서 웅크리고 있던,
참다못한 그 진달래
빈둥거리는 봄에게 으름장 지르듯
오늘 그 예쁜 꽃잎 살짝 열어 두었구나
강인한 진달래 기다림 지우고 꽃잎 열 듯,
집에서 손에 물감 무치고 붓질하는
화려한 화백에게도 봄은 찾아오시려나
아침저녁으로 십리를 오르락내리락 하면서
봄 시샘하는 놀이에 지나치다가
돌아보곤 눈 흘기며 하염없이 기다리는 날
그 눈짓거리에 님 목 줄기 상할 까 염려가 되었나보다
함께 기다리던 화백은 진달래가 예쁘다 하네.
- 20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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