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미소가 눈을뜰때-시인 배효철

어째 마음이 그러하네.

배효철 (여산) 2013. 4. 7. 12:29



 

         어째 마음이 그러하네.

                                           배 효 철.

 

 

어째 마음이 그러하네.

 

이 쯤 나이에 한해 두해 더 해 간다는 것은,

아직 담아 두는 것들이 그럭저럭 있겠으나,

마음에 둔 것조차 잃어 버려지는 것들도 제법 있을 터,

어쩌면 얻어지는 소중함보다도

잃어 버려지는 아쉬움이 더 크기도 하겠네.

 

허나, 갈 때 함께 안고 가는 것이 아닐 바 에야

한해를 건널 때마다 힘겹다 싶은 것은

그냥 내 버려도 되지 않겠나.

청춘이 아닌 지금에도 무슨 욕심이 그리하여

그때의 것들을 버리지 못하고 아쉬워하며,

또 구하고 가슴에 담아 두려 하는 가.

 

! 버릴 것은 한웅쿰씩 버려 보도록 하자.

그래서 마음을 풀고 남아있는 조각들이라도

귀이하고 어여삐 하며,

내 작은 보따리에 깊숙이 담아 두자.

 

하여, 남은 것들만이라도 마음 써 풀어가며

웃어 보이고 회포하며 그럭저럭 좋았노라고

내대로 판에다 그려 내려가면서

이제는 마음 가벼이 즐기고 느끼며,

 

맑은 색깔만 칠 해 두어 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