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아림
배효철
마음 한없이 벌려 놓고
이젠 그 모퉁이에 서서
차마 헤아려야 할
많은 순간들 앞에
어찌할 바 몰라
그저 가슴 태우며
한쪽 눈 모서리에 기대고
나는 희미하게 눈 내려 깐다
스쳐 지나간 사연들이
추억으로만 머물게 하고 싶어
고운 빛깔로 물 드리우고
책장 속으로 파묻어 놓으며
다시금 큰기침하고
빗장 문 따 놓는다
언제나 그래 하였듯이
어설픈 미소로 인사하면서
이제껏 모아 두었던 정들은
나의 칸칸이 함에 새겨놓고
이제나저제나 하고 두근거리는
내 모양만 앞에 놓고 애 태운다
줄이어진 순간들의 숱한 장면들은
아직 필름으로 남겨 놓은 채
언젠가는 멈춰 버려야 할
이야기임을 잘 알면서도
흘러 주는 그 노래는
채 끝나지도 아닌 것 같은데
괜 시리 이래저래 설레다
이제 앞가슴 풀어 헤치고
나는 큰소리로 노래하련다
무엇으로 우리는 사는가? 하고,
나는 큰소리로 노래하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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