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미소가 눈을뜰때-시인 배효철

푸른 파도

배효철 (여산) 2013. 4. 7. 11:48

 

 

                             -유화 6호. 배효철 작.

 

 

                푸른 파도

                                                 배효철

 

발아래 걸 터져 굴러있는 바위 돌 사이로

환하게 펼쳐놓은 푸른 바다가 있다

언제나 바라 다 보아도

시원스럽기 한 푸른 바다의 뚫린 가슴은

불퉁하게 나왔던 입가 주름도

화하게 펼치면서

나를 깊숙한 바다 요정 속으로 묻히게 한다

 

무엇이 그대를 가로막고 섰는가?

어떤 사연으로 한없이 도려내며 아파하는가?

진정 외치고 싶은 노래가 있단 말인가?

있는 그대로를 다 불사르고 싶은가?

자신이 이해하지도 못하는 뭔가를 토하고 싶은 가?

 

나는 끝없이 펼쳐놓은 푸른 바다 속 그 깊은 곳에

내 가슴 뿌리까지 묻히어 있는 많은 줄거리들

헤쳐 흩뜨리어 씻기고 씻겨 툴툴 털어 보내고 싶다

푸른 바다 속 그 속 깊이 깊이까지..

 

이제 나는 딩굴고 있는 바윗돌 모퉁이를 돌아

더 높은 언덕으로 빠른 걸음으로 달려 나가

더 멀리 떠 있는 바다를 보고 싶다

환하게 펼쳐져 있는 푸른 가슴을 보고 싶구나

내가 뿌려 묻어 놓았던,

 

지나간 그 자리의 푸른 파도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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