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화 6호 배효철 작.
시간을 깨우며
배효철
지나 가버리는 듯한 시간들 속
나는 나의 시간 찾아본다
언제인지는 몰라도
기억했던 많은 시간들이
이제 나를 찾지 못하고 잊은 채,
그냥 지나 버리고 마는 것이다
즐거운 기억들 엮어서
만들어 놓았던 시간도,
아픈 상처 달래려고 늘어놓았던
노랫말 담긴 시간도,
그냥 편하게 웃어 주면서 주고받던
얘기 속 시간도,
보듬어 안고 향기 퍼주던
아름답던 그 시간도,
나는 옛 그림자의 한 장승이 되어
시간을 묻어 놓고 있다
흐름 속에 자리하고 있으면서도
나는 나를 잊고 있다
그때의 나를 잊어버리고
지금은 그냥 장승이 되어 달리고 있다
아무런 말도 없고 아무런 미소도 없다
추억이라는 그림자는 노을 속으로
빨려 들어 가버리고
향수를 뿜어 놓은 즐거움의 색채는
그냥 퇴색되어 버려
온갖 무지개 빛 수놓은
고운 빛깔들을 애타게 하고 있다
이제 나는 시간 속에서 잠 깨어야 한다
온갖 무리 속에
빠른 발걸음 헤쳐 나가면서 걷듯
수많은 궁중 속에서 느꼈던
그 고독감 깨치는 듯
나는 고개 들고 환하게 웃어 보면서 깨어야 한다
나는 나의 시간 찾아
맑은 미소로 그를 안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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