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1417

헤아림

헤아림                              배효철   마음 한없이 벌려 놓고이젠 그 모퉁이에 서서차마 헤아려야 할많은 순간들 앞에어찌할 바 몰라그저 가슴 태우며한쪽 눈 모서리에 기대고나는 희미하게 눈 내려 깐다   스쳐 지나간 사연들이추억으로만 머물게 하고 싶어고운 빛깔로 물 드리우고책장 속으로 파묻어 놓으며다시금 큰기침하고 빗장 문 따 놓는다언제나 그래 하였듯이어설픈 미소로 인사하면서   이제껏 모아 두었던 정들은나의 칸칸이 함에 새겨놓고이제나저제나 하고 두근거리는내 모양만 앞에 놓고 애 태운다   줄이어진 순간들의 숱한 장면들은아직 필름으로 남겨 놓은 채언젠가는 멈춰 버려야 할이야기임을 잘 알면서도흘러 주는 그 노래는채 끝나지도 아닌 것 같은데괜 시리 이래저래 설레다   이제 앞가슴 ..

한나절

한나절                                     배효철   오후 한나절편안하게 단둘이 자리하고 앉아이런저런 정 나누는 얘기하며가벼운 차나 와인 한잔 마시면서나는 너와 따뜻한 눈 맞추고 싶다   해가 중천을 떠나 적당히 좋을 이 시간에바닷가 쪽에서 불러오는 미풍 맞으면서시원한 바람과 잔잔한 파도소리가우리의 나눔의 시간 같이 합창하며들려주는 아름다운 풍경 나누고 싶다   베란다 쪽에 걸 터져 있는 야자수 나무들이가볍게 몸 풀면서 우리의 얘기 엿 듣고지나가는 유람선에서는 흥청거리는 음악으로마주 있는 우리 곁을 지나며잠시 눈길 돌리게 한다   한나절!나는 이 시간에 이런 풍경 속에서잠시 얘기 나누다 그냥 그 자리에서한숨 포근히 잘 수 있는 마음을너와 함께 하고 싶구나   오후 한나절! 이..

기다려지는 가을

기다려지는 가을                                      배효철   한줄기 빗줄기 뿌려주고하늘 어두운 채 그대로다장마 지나고 늦게 찾아 온 된바람몹쓸 놈의 줄기까지 엮어 와우리 금수강산 이웃동네를아주 쑥대밭 만들어 놓고아직 부족한 건지이른 아침 반갑지 않은빗줄기 뿌리고 있어주니여간 밉지 않는구나   몹쓸 놈 횡포의 상처언제쯤 아물 수 있을 런 지?모두 걱정 찬 소리여기저기 하건만 그것도 눈치 못 챈무리들 여전하고정신없이 열어 둔 난도질끗발 앞에 풀어두고줄 세우기도 그리했으리라아직 부족하다 기다리라씩씩거린다바람 난 덜 풀린 불쌍한 님   가을이 기다려진다어쩜 그때쯤이면 좋은 일들이생겨 질 것 같아 기다려지네하늘에서 뿌려주면 주는 대로지들 잘났다고 떠들면 떠드는 대로힘줄 많아 줄 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