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미소가 눈을뜰때-시인 배효철

좋은 엄마상 수상자인 당신께

배효철 (여산) 2013. 4. 7. 10:16


좋은 엄마 상수상자인 당신께

파리하게 돋아난 공원 잔디의 푸른 융단을 밟으며
오후 산책길을 걸을 때, 문득 당신과 함께라면 하곤 생각하면서
어쩌면 가슴 한쪽 어딘가에 짜리 한 뭔가에 뭉클 함이 있었다오.

깊은 잠 속에 빠진 나로서는 뭔지도 분간 못할 시간에
희미한 자명종 소리와 함께 살며시 몸을 일으키는 당신을 볼 때
그때도 순간 순간 나의 가슴속 어딘가에 짜리 함이 있었다오.

3교대에 익숙하지 못한 나는, 항시 "당신 다음주는 뭐야!"
벌써 10년을 훌쩍 넘겨버린 당신의 직장생활.
그저 시어머니와 덜 부닥치고, 애 들 학원비나 하겠다고 하던
당신의 직장생활이 이젠 본업이 되어버렸으니 말이오.
아니, 이젠 당신생활의 일부분이 되어 버린 생활이지 않겠오.

한동안은 얼마나 마음이 아파했던지. 지금 당신께 이 글을 쓰고
있으면서도 난 눈시울에 뜨거움이 자리함을 울컥하며 느낀다오.
오죽 못났으면 제 여편네를 직장으로 내 보낸단 말인가.
한때는 혹여 누가 알까봐 부끄러웠고, 내자신의 부족함에
더욱 아픈 자리가 있었오

그러나 이젠 그렇지는 않다 오.
당신이 그동안 가정을 위해서 잘 이겨 내준 것도
또한 그 무리 속에 인간의 삶의 진한 모습을,
그 중에도 좋은 모습들을 많이 보아오는
당신의 따뜻한 가슴에 나는 감동하고 흐뭇해하였오.
"대부분 참 열심히 살아요. 어떤 형님은 과부 되어 거기 다니면서
자식들 훌륭히 대학들 다 마치고 잘 사시는 분도 있고요"하며 설명하는
당신의 모습에 나는 당신의 또 좋은 모습을 가슴에 담았다오.

이제 우리 올해로 결혼 25주년 은혼식의 해가 되었오. 내가 조금만 더
훌륭했어도 항상 헛갈리는 교대근무와 혼자 쓸쓸히 지내는
밤은 없었을 텐데... 어찌 합니까.
이젠 우리의 생활에 일부분이 된 것을.......

그냥 안 나가면 어떠하겠냐고 슬쩍 말을 하려고 치면, 바로 되받아 치며
"아뇨 난 계속 나갈 거예요. 얘들 다 키워 놓았겠다. 좀 힘들어도
그런 데로 재미있어요. 그 사람들과 정도 많이 들어서.. 그냥 다닐래요"

여보! 좋아요 당신 뜻대로 하시구려! 그래도 언제든지 힘들면 얘기해요
대단하지는 않지만 그런 대로 내 사업도 꾸준히 자리 잡아가고 있으니

당신과 오붓하게 지내는데 뭐 별 문제 있겠오.

우리가 72년도 처음 만나, 2002년이 되었으니 30년이란
세월을 함께 했음이오. 진실로 따뜻한 마음으로 서로 사랑하며
은근한 정을 넘겨주고 받으면서
우리는 그렇게 그러하게 지내 왔지 않소.

우리의 사랑으로 일구어낸 리나, 수나, 종일 이는 당신과
나의 최고에 걸작품이요. 단 한번 어긋남이 없이 곱 게 곱 게 커준
우리 아이들 아닙니까. 진정 당신의 고운 마음으로
또 그 따스함으로, 좋은 엄마이기에 우리 아이들은
훌륭히 자라고 건강한 마음으로 자신들의 할 일을 찾아 열심히 하고 있지 않소.

그런 당신께 나는 "좋은 엄마 상"을 드립니다.

올 우리의 결혼기념일 은혼식에 당신을 "좋은 엄마 상'에 수상자로
선정하여 그 상을 당신 남편인 내가 감사에 뜻으로 감사패를
전달하겠습니다.
그 자리에 당신을 특별한 예우로 초대하기로 하였습니다.

이제 우리에게 얼마의 시간을 주실 지는 주님만이 아시겠지만
우리에게 남은 소중한 시간을 다 못다 한 정을 더욱 진하게 나눔하며
항시 해왔듯이 우리만에 눈짓으로 즐겁게 살도록 합시다.

건강해야 합니다.! 내가 당신과 아이들에게 작은 정성으로
만들어 선물한 책 "삶이 채색한 노트" 속에도 실어 놓았듯이,
사랑할 수 있는 것도, 행복할 수 있는 것도
건강해야만 이루어 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당신이나 나나, 좀 남들보다 푸짐한 게 다소 문제이나
지금처럼 열심히 운동하고 자기 관리를 해 나간다면
우리는 더욱 더 많은 시간 속에 사랑하고 행복해 하면서
자식들이 또 그 자식을 낳아 함께 할 수 있는 기쁨이 있을 것이요

자! 다른 것은 몰라도 우리 둘 모두 오랫동안 함께 한 이 뱃살하고는
헤어집시다. 아무도 미워하지 말고 뱃살만 미워합시다.
아이들 잘못할 때 기합 주지말고 우리하고 함께 정을 나눈
이 넉살 좋은 배둘레햄 만은 이번 기회에 확실히 기합 주도록 합시다.

며칠 간 거듭되는 나의 모임 회식 때문에 저녁 출근과 아침 퇴근하는
당신 모습을 보지 못한 날이 몇 일이 되었군요. 한방에 살면서도
생이별하고 사는 우리의 현실은 다 모두 나의 잘못입니다.
반성하고 모임을 줄이도록 하겠습니다.

이 사람 믿어 주세요!. 그놈의 곡차의 유혹 때문에 내가 이렇게
당신께 진심이란 단어를 빌리어 사죄하고 있습니다.
당신께 선언한 5월에 맹세를 꼭 지키도록 한번 더 다짐하면서...
나의 사랑의 선물을 잘 간직했다가 그 시간이 오면 한없이
풀어 보내 드리겠습니다.

여보! 당신은 지금까지 나의 좋은 아내이자, 좋은 후원자이며
좋은 벗 이였습니다. 최 선 희 씨! 사랑해요.
비록 남보다 갖은 것은, 다소 부족할 지라도 우리의 마음만은
더욱 건강하게 아름답게 행복해 하며 삽시다.

오늘도 변함 없이 하얀 가운과 하얀 모자를 다림질하는
당신의 모습을 뒤에서 지켜보며 아파하던 나의 그때보다는,
건강한 삶을 살아가는 당신을 모습을 지켜봐 드리겠습니다.

2002.05.04
당신의 랑 배 효 철 올림.

......................................................................



(상패내용) * 좋은 엄마상


성 명; 최선희


위의 사람은 한가정의 여성으로서 남편인 배효철과 더불어 25년을

부부로 살아가는 동안 많은 어려움과 고난이 있었으나 이를 훌륭히

극복하고, 슬하의 아이들, 딸 둘과 아들을 두어 자식을 기르매, 항상

따스한 미소와 사랑으로 깊은 자애의 어머니 모습을 한시도 잊지않고

훌륭히 그 자식을 올바르게 성장케 하여 이 사회에 크게 이바지 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남편과의 사랑의 나눔 또한 진실한 정으로 벗하고

후원 하므로 건강한 남성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함에 부족함이

없었으므로, 결혼25주년을 맞이한 은혼식을 기념하여 그의 가족

일동이 이를 크게 감사하여 보답하고자 이 감사의 패를 만들어

드립니다.



2002년 9월 10일

배 효 철 가 족 일 동 협 의 회

회장 남편 배 효 철

위원 장녀 배 리 나

위원 차녀 배 수 나

위원 장남 배 종 일 드림.


(# 본 상패는 2002년 9월10일 결혼기념일 은혼식때에 전달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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