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혀버린 시간
배효철
한참 동안 지나쳐 버린
아련한 시간 영혼 속
가슴속 헤집고 비비며
창밖으로 흘려보낸 언제인지 몰라도
기억 속 못된 시곗바늘 틈으로 숨은 씨앗들
나를 찾지 못하고 숨죽인 채
넘겨져 버리고 마는 것이다
하늘 수놓은 기억들 엮어서 만들어 놓았던 시간도
아픈 상처 달래려고 늘어놓았던 노랫말 담긴 시간도
편하게 웃으면서 주고받던 화담 속 시간도
보듬어 안고 향기 퍼 주던 아름다웠던 시간도
옛 그림자 조각 되어 시간에 묻어 놓고
흐름 속 자리하고 있어도 다 잊은 척,
지금 흉상 되어 가욋사람으로 있다
숨소리 뼈아픈 눈부처 되어 말도 없고
아무런 미소도 없다
추억이라는 그림자 노을 속 빨려 물들어 버리고
향수 뿜어 수놓았던 즐거움 색채는
이미 퇴색되어 버린 무지개 잔영
맘 수놓았던 고운 빛깔들
애타게 눈물지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