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미소가 눈을뜰때-시인 배효철

빈 가슴

배효철 (여산) 2018. 2. 7. 11:29

 

 

 

                       

             빈 가슴

                                       배효철

 

사랑 얻으려 나는 우네

 

들어 주오, 풀잎들이여

나의 보송한 소리 무릿매질 한 바람들아

한겨울 내내

나의 배고픔 다릿목 버린 것들아

 

눈물 닦던 나의 옷고름이여

차라리 다 잊고 죽으리라

부르던 노랫말들이여

나는 운다

더 이상의 침묵으로 속죄하지 않으리라

 

얻지 못한 님의 영혼을

그대로 덮어두려 하네

가엾은 내 사랑의

빈 가슴에 갇혔네.

 

 

 

(기형도 시집 <입속의 검은 잎> 77쪽 빈집 패러디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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