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화 6호, 배효철 작.
너그러움
배효철
비록 마땅치 못하나
이해하고 너그럽게 휜 마음 열어 둔다면
지나쳐 버렸던 작은 헤아림이
다시금 새 모습으로 환하게 웃지 않겠나
관후함이 부족하여
인색하지 않던 정마저 감춰버리고
토라진 아이처럼 뒤돌아 가슴 조아리게 한다면
아파할 뉘우쁨마저 미워 버리지
나의 허우룩한 마음 풀이는 진정한 솥에 담가
푹 삶은 나눔의 보따리 일진데
못내 내 뜻 속으로만 무자백질 하며 이겨내지 못하니
김 모락모락 나는 안타까운 정 놓칠까 조바심 오네
어제도 오늘도 베풀어진 정들은
그리 쉽사리 도망치지 못하니
괜한 내일의 만나보지 못한 정까지 걱정하여
미운털만 고르며 애오라지 내 가슴 쪼갤 일 만 생각하나
괜스레 툴툴한 음성에 새벽닭만 울리지 말고
훤한 눈동자 밝히며 가슴 죄며 탓하지 말고
비록 마땅치 못하나 너그러움 정들게 하여
흰여울 내일 향해 가슴 풀어봄이 어떠한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