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 당 놀이
배 효 철
먼 길 바람처럼 달려온 날 들
마음속에 파묻힌 엄마와의 밀 당 놀이
오늘 살며시 찾아 들었네
부엌일 하던 엄마 행주치마
몰래 풀어 당기고 줄달음치면
야, 언제 철들래
나 벌써 철들었어,
이름에 철자가 들어 있잖아
마당 돌며 행주치마 저만큼 던지며
메롱 한다
잡혀주면 사탕 주겠노라
손 내밀던 엄마
오늘 먼 길 아들 찾아 온
엄마가 쥐어준 행복에
환한 어린아이가 된다.
* 밀 당 놀이 = 연애 할 때, 서로 마음을 밀고 당기는 사랑 놀음의 말.
(밀고 + 당기다+ 놀이)
(수정전 원본)
밀 당 놀이
배 효 철
아득한 먼 길
바람처럼 달려온 날들에
문득 내 눈 속에 파묻힌 엄마와 밀당놀이
오늘 살며시 내 옆을 찾아 주셨네.
야! 이 넘아! 너 언제 철들래?
부엌일 하시던 엄마 행주치마 옷고름을
몰래 풀어 당기고 줄달음치는 나에게
빙그레 야단하며 천천히 쫓으신다.
엄마! 나 벌써 철들었어!
내 이름에 철자가 들어 있잖아! 하며
마당 여기저기를 돌며 벗긴 행주치마를
저만큼 던져버리고는 메롱 한다.
은근히 뒤 따르며
잡혀주면 사탕 주겠노라고
손 내미시던 내 엄마의 모습이
오늘 먼 길 쫓아 나를 만나러 오셨네.
나는 오늘도 엄마가 쥐여 준 행복에
환한 어린아이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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