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기 3

가슴걸이

가슴걸이                               배효철이리 가자향기 수놓은 자락길 따라힘겹게 옮겨 놓았던지난 것들에 인사하고돌아보며 땀 내음 젖어놓은 줄기를가련히 밟아보자흐름을 건너 묻혀 보내기 싫어도굵은 숨소리에 입술을 깔고주름 잡힌 눈물 자국을 깨워 색칠한다그 영혼 틀에 포개어 옮겨 물들인온갖 향수의 씨앗들나는 별꽃으로 갓을 씌워가슴걸이에 고이 걸어두리라.

기다려지는 가을

기다려지는 가을                                      배효철   한줄기 빗줄기 뿌려주고하늘 어두운 채 그대로다장마 지나고 늦게 찾아 온 된바람몹쓸 놈의 줄기까지 엮어 와우리 금수강산 이웃동네를아주 쑥대밭 만들어 놓고아직 부족한 건지이른 아침 반갑지 않은빗줄기 뿌리고 있어주니여간 밉지 않는구나   몹쓸 놈 횡포의 상처언제쯤 아물 수 있을 런 지?모두 걱정 찬 소리여기저기 하건만 그것도 눈치 못 챈무리들 여전하고정신없이 열어 둔 난도질끗발 앞에 풀어두고줄 세우기도 그리했으리라아직 부족하다 기다리라씩씩거린다바람 난 덜 풀린 불쌍한 님   가을이 기다려진다어쩜 그때쯤이면 좋은 일들이생겨 질 것 같아 기다려지네하늘에서 뿌려주면 주는 대로지들 잘났다고 떠들면 떠드는 대로힘줄 많아 줄 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