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미소가 눈을뜰때-시인 배효철

추억그리기

배효철 (여산) 2017. 6. 19. 06:17

 

추억사진

 

          추억 그리기

                                  배 효 철

 

장식장 한 편 세월 넘기던 사진

내 기억 살며시 열었네

안경 없는 내 모습

옆 사람 반쪽만 앉아있네

 

처갓집 어깨 피고 다닌다고

집사람 평수 늘여도 그냥 두었는데

이제 다른 반쪽이 더 함께하니

눈시울 데워진다

 

잔잔한 파도주름

인생살이 피어 있고

은빛물결 파뿌리

검붉게 물들여 숨겨두고

 

둘이 굴린 인생바퀴 여럿 되어

함께 부풀린 매무새 어찌하랴

거울 없는 나는 두고

항아리만 탓 할 소냐

 

오늘 본 추억 사진

그때는 그때여서 좋았고

지금은 지금이여 좋았네.

 

 

 

(수정전)

추 억 한 장 
                         배 효 철

장식장 한 편 자리하고
세월 넘기던 사진 한 장
오늘 문득 나를 찾아주었네
살며시 들여다보니
내 모습에는 안경이 없고
옆 사람은 반쪽만 앉아있네

참으로 새삼스럽다
처갓집 문턱 어깨 피고 다닌다고
집사람 평수 늘리는데 그냥 그랬는데
이제 또 다른 반쪽이 함께하니
눈시울 데워 진다
미안타 말하기 쑥스럽기도 하구나

이사람 들여놓은 동서양 잔잔한 파도주름
우리네 인생살이 새겨 있고
은빛물결 파뿌리는 누가 탐낼까
검붉게 물들여 숨겨두고
잘 부풀린 배둘레햄은
의논 없이 몰래 키워 둔 게 아닌 가

둘이 굴린 인생바퀴 열넷이 되고 보니
함께 부풀린 매무새 어찌 하겠나
거울 없는 나는 두고
보이는 항아리만 탓 할 수만 없지
함께 살자고 떠나지 않는 배 둘레는 그렇다 치고
이제 셋방살이하는 햄만은 방 빼 주도록 해야지

오늘 우연찮게 본 추억의 사진 한 장
그때는 그때이여서 좋았고
지금은 지금이여서 좋습니다

늘 사랑합니다.

 


                                    *배둘래햄(love handle)=뱃살(배+둘레+햄(h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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