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미소가 눈을뜰때-시인 배효철

사 돈 연합회

배효철 (여산) 2017. 3. 24. 12:32

  

                            


                 사  돈 연합회
                                                             

                                                        배 효 철.


 하늘에 주신 보물 중, 딸 둘을 먼저 주셨고 다음 아들을

주시어 하늘에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왔었다.

다들 어김없이 잘 자라주어 딸 둘이는연거푸 두 달

사이로 아쉬울 사이도 없이 출가를 하여, 가족의 세를

불려 나아갔고, 아들 또한 뒤질세라 밀어 붙이기 전에

한 발짝 먼저 아비의 주문대로 장가를 잘 갔다.


사연인 즉, 두 딸은 마침 바깥사돈께서 먼저 가시어

안 계셔 서운해 하던 차,아들에게 특별 주문으로 필히

바깥사돈이 계시는 집안의 색시와 너 엄마를 닮은

여자를 찾아 장가를 들라고 일러 놓은 애비얘기를

지켜 혼인을 하니,
내가 그리고 기다리던 사돈을 만나게 되어 참으로

좋았더라.

만난다고 다 좋을 수 없겠지만, 좋은 나머지 상견례

시에 일사천리로 절차가 정해져 진행되었고,

바로 2차코스로 7080으로 직행하여 사돈 내외간의

허물을 바로 벗어 던졌다.
그 후 우리 사돈 내외간에는 거의 한 달에 한번

꼴로 정기적으로 만나 광교산으로
여행은 서로 먼저 권하면 그 코스에 따라 함께

 여행을 다니곤 한다.
그리고 누가 먼저라고 할 것도 없이, 헤어질 때

 다음 만날 약속을 미리 정하고
서로 형 아우가 되어 친형제가 부러워 할 정도로

 잘 지내고 있다.

사돈께서 결혼식 날 피로연석에서 바로 나보다

 서너 살 아래라고 형님이라 부르겠다고 하시어,

 “어찌 그럴 수 있냐?”해도 단호하게 그리하겠다하여
지금도 “형님! 안녕하시죠?” 하며 약속시간을

재확인하고 그 아이들이 딸아들 둘을
얻고 큰손녀가 유치원생이 되도록 변함없이 만나고 있다.

이 이야기는 더 이어져, 자칭 사돈연합회가 결성

되었는데 어찌된 사연인지를 들려드리려 한다.
사돈께서는 저희집안에 시집보낸 큰 딸과

이뿐 작은딸, 해서 딸 둘인데
작은 딸을 멋있는 별장을 갖고 계신 사돈댁으로

 시집을 보내어 결혼식도 그 별장에서
올리니, 우린 축하객으로 갔는데 잘 꾸며진

 정원을 보고는 한 눈에 반하여, 그 사돈내외와
그날 피로연에서 바로 사돈연합회를 결성키로 하고

 만남은 계절별로 별장의 사계절을 감상하며
사돈 간의 따뜻한 친목을 다져 보자 하였다.

연합회도 나날이 발전하여 수회째 이루어지고 있고,

 지난해에는 나의 합창정기공연에도
참석 해주시는 열의를 갖으신 멋진 어르신을

우리 사돈 덕택으로 만나
나는 늦은 사돈 복을 한없이 자랑하며 누리고 있어,

이를 많은 사돈을 갖으신 분들께 전하고 전하여,

 함께 누려 볼 것을 권하고자 한다.
옛 어른들 분 말씀처럼,

사돈은 어려운 자리라고 하면, 어려울 수밖에 없다.

자식을 나눈 사이인데 그 이상 가까운 사이가

 어디 또 있겠는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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