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겨울비와 가랑잎
배 효 철
오늘따라 촉촉한 겨울비 맞이한다
겨울 날씨 답지 않게 포근한 가운데
비는 살포시 뿌려지고 있다
나뭇가지에 몇 잎 달랑 붙어있는
나무 잎사귀는
이리저리 비를 적시어 가며
다 말라 비틀어져 있어도
떨어지기 싫은 마냥
꼭 붙들고 흔들리고 있다
오랜만에 대지를 적셔 놓은
이 겨울비가
오늘따라 고맙게 여겨지네
그냥 올 태면 주룩주룩 올 태지
너무 얌전떨고 있지 않나
그냥 할 일 다 한 가랑잎도 떨어 뜨려주고
말라있는 도랑도 시원하게 씻어 차고 갔으면
요즘 세상사가 시원치 못하니
온갖 것이 다 그렇구먼
그래도 없는 것 보단 나은 게 아닌 가
삼 계절에 힘차게 푸르름 뽐냈던
가랑잎 하나
아직도 내려오지 못하고 겨울 내내 그리 떨었나 보다.
* 1집 "삶의 채색한 노트 중에서 수정 20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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