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미소가 눈을뜰때-시인 배효철

겨울비와 가랑잎

배효철 (여산) 2017. 2. 19. 15:00


         

 

            

 

        겨울비와 가랑잎

                                        배 효 철

 

오늘따라 촉촉한 겨울비 맞이한다

 

겨울 날씨 답지 않게 포근한 가운데

비는 살포시 뿌려지고 있다

나뭇가지에 몇 잎 달랑 붙어있는

나무 잎사귀는

이리저리 비를 적시어 가며

다 말라 비틀어져 있어도

떨어지기 싫은 마냥

꼭 붙들고 흔들리고 있다

 

오랜만에 대지를 적셔 놓은

이 겨울비가

오늘따라 고맙게 여겨지네

그냥 올 태면 주룩주룩 올 태지

너무 얌전떨고 있지 않나

그냥 할 일 다 한 가랑잎도 떨어 뜨려주고

말라있는 도랑도 시원하게 씻어 차고 갔으면

 

요즘 세상사가 시원치 못하니

온갖 것이 다 그렇구먼

그래도 없는 것 보단 나은 게 아닌 가

삼 계절에 힘차게 푸르름 뽐냈던

가랑잎 하나

 

아직도 내려오지 못하고 겨울 내내 그리 떨었나 보다.

 

 

* 1집 "삶의 채색한 노트 중에서 수정 20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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