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의 고향
배효철
벚꽃들의 향연이 펼쳐지는 곳
내 고향 진해가 그립다
어릴 적에 마냥 뛰놀며
꿈을 키웠던 내 고향에는
지금 벚꽃망울이 망울망울 맺혀
그 아름다움을 펼치려
단단하게 준비하고 봄 손님 맞을 채비로
다들 설레고 있겠다
꽃망울이 터질 때면
하얀 털 솜뭉치가 나무 가지에 주렁주렁
매달리어 흔들어 춤추어지고 그 사이로
우리는 하늘을 쳐다보고
마구 뛰어 다닌다
크게 소리치며 폴짝폴짝 뛰면서
자신을 맘껏 뽐내고 씨앗을 퍼뜨리듯
꽃들의 조각들이 나부낄 때면
그 장관은 내 눈을 멀게 할 정도이다
아름다움이라 표현키도 어려운 꽃
눈꽃들이다
하얗게 뿌려지는 꽃 날개들 속으로
헤집고 다니면서 나는 뛰고 또 뛰었다
벚꽃이 놀라 더 많이 떨어뜨려 주기라도
애원 하듯이 소리치며 벚꽃들을 불러 됐다
그 자리를 밟고 지나는 기분이야
연인들이 잘 알 테지만
나는 어릴 적부터 그 기분을 갖고 느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하얀 융단 위로 마구 뛰며
꽃길 줄기를 갈라 놓고는 했다
꽃잎이 바람에 뒹굴고 다닐 때 쯤이면
나뭇가지에는 빨간 버찌가 매달리고
그걸 따 먹겠다고 온갖 몸부림치며
나무 가지 사이를 원숭이 재롱부리듯
우리는 그곳을 헤집고 다녔다
입 주위는 엉터리처럼 빨간 물 무치고
온통 입가는 엉망이 된다
그 빨간 버찌가 있는 그곳이
내 고향 진해이다
나는 그곳에서
사랑을 배우고 진실을 알았으며
행복의 씨앗을 얻었도다
봄이 반한 그 곳,
나는 지금도 그곳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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