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사계
배효철
입동과 소설을 지나치고
떠나다 뒤돌아 선 가을 후미 밟으며
인생 뒤안길 가만 묵상해본다
봄이 주었던 생기에 세상 가는 줄 모르고
달음박질에 올라타 줄 곧 잘도 건네
여름날 내 젖가슴 태우며
풍만한 육덕에 흠처 하였는데
나름 크게 흠 잡힐 일 없다하며
가을 단풍 찬양에
흥겨운 노랫가락 펼치고
내 뱃살 아름더미 미덥다 넘겨
겨울에 찾아오는 한풍
무던하게 즐겨 이기나 하였더니
길 잘못 찾아 넘어진 뜬금없는 아픔
가슴 아리게 내게 밀려와
인생 끝자락의 서러움으로 찾아오니
대설 앞에 두고
어찌 건너갈까 망설여하는구나
그래도 믿고 있는 나의 봄은
잊지 않고 때를 건네주며
건실히 찾아주지 않을 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