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미소가 눈을뜰때-시인 배효철

가야회 봄 나들이

배효철 (여산) 2013. 4. 7. 12:09

  

     


             가야회 봄 나들이

 

  꽃 봄의 절정인 4월 중순.

 

오래 전,남쪽 고향 땅을 떠나, 한반도 중부지역 수원 땅에서

이십 수년간을 벗 삼아 함께 해 온 가야회 형제님들이

자신과 평생을 함께하는 안 사람과 어깨를 붙이고 봄나들이에 나섰구나.

적당히 흐린 날씨임에도 삼십여 명의 가야가족들은

맑고 밝은 미소로 인사를 나누며, 표정으로 함께 오늘기쁨을 약속하면서 

수원원천유원지 주차장을 떠난다.

 

총무 광열이가 알뜰히 준비해 온 보쌈과 김밥, 음료수와 과일 등으로 각자 배급하니,

 “소주는 왜 없나!”고 난리쳐가며, 우리는 바로 술잔을 돌린다.

나는 모처럼 친구 재열이와 함께 앉아, 싱글벙글거리며 몇 숨을 단번에 마시고는

이편저편으로 “돌리고 돌리고”해가면서, 옆자리의 재열이, 상태, 무영에게도 또 돌리고 돌린다.

 

제법 얼큰해지네. 아이쿠 ㅋㅋ,..

어째 오늘 멤버들이 덜 온 것 같다.

마이크 재롱둥이 조 용기.

객기에 왕자 오 성관.

가야회 가수 윤 국진.

이 사람들이 안 오면, 나 피곤해 질수 도 있는데 하며, 염려하고 있는데...

 

아니나 다를까? 선두 형 짝인 형수씨가 나를 보고 “이리 와 보소!” “인자

우리 여자들 재미가 없어서 다음부터 안 올 끼다!” 라며 내 눈치를 본다.

‘와~ 공갈 팍 치네.’ ‘하는 수 없지’ 즉, 사회보란 말씀이시다.

문디 머스마들!,.. 용기 이 넘이 왔어야 하는데,...

나도 이제 중고참인데, 젊은 친구들이 해야지!

 

젊은 시절 직장에서 시작된 사회보기가 “허구헌날 여태껏 이래야 되나?” 하면서,

 이제 나도 박수치고 앉아서 대접 받아가면서 놀아 봤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이

 요즘 와서 부쩍 더 하다.

그래도 어찌하랴! 여기 함께 온 우리 가야회 가족들을 위하여 내 몸 하나 망가져야지!

 

타고 가는 삼진관광버스는 고문이신 이종대님의 회사 버스이다.

보통 나들이 할 때는 꼭 참석하시는데, 이번에는 다른 바쁜 일이 계신 모양이다.

수원으로부터 2시간이 좀 지나자,  단양팔경을 구경하기 위한 유람선

 나룻 터에 다다랐고 본격적인 봄나들이의 테이프를 끊었다.

 

세월이 많이 흘렀음에도 다들 여전한 듯하나, 그래도 머리카락은 희끗희끗한

 이들이 많아졌고, 가끔 만나게 되는 형수씨들의 주름이 더 깊이 페인 것 같기도 하다.

나이를 어떻게 속이겠냐마는, 사십대 초반에 이회에 가입하여, 이제 나도 내년이면 육십이다. 

 그렇지! 우리는 그렇게 세월을 같이하며, 함께 즐기며, 서로 맘을 나누며 살아왔지.

 

그래도 여전한건, 그때나 지금이나, 여행하며 나누는 웃음과 행복한  몸짓들이다.

 나루터를 뒤로하고, 만개한 벚꽃사이를 누비며, 고수동굴을 지나 소백산입구인

다리안유원지에 예약해 놓은 송어양식장에서 송어회, 송어무침, 송어매운탕 등으로

또 돌리고 돌리면서 그렇게 웃고 즐기며 행복한 웃음을 서로 나누었다.

우리는 고수동굴은 지나쳐 버리고, 천동동굴을 파헤쳤다. 동굴에서 돈 내고

해병대 지옥훈련 한번 잘했다. 기고 머리박고 틈새를 비틀어 나오면서 나는 앞서가는

누구 궁둥이만 쳐다보는 꼴이 되었다. 출구를 나와 모두들 기쁜 표정으로 사진 한방

찰칵!

도담 삼봉에 도착하여, 마침 해온 음식이 많이 남아 정자에 자리 잡고, 또 한판 돌리고 돌리었다.

 진짜들 무지하게 먹는 다 먹어! 아이고 배부르고 얼큰하니, 졸린 다 졸려!

 

오는 길에 차는 막히고, 어찌하랴! 한 곡조씩 적어 내라 해놓고는 노래방으로 풍악을 울렸다.

가야회 남자들 노래 못 부르는 사람 어디 있나? 다들 가수다.

새로 가입한 신입회원의 인사도 있었고, 노래 솜씨도 괜찮은 편, 가야회 회원 깜이다.

부인 또한 실력이 괜찮은 편이다.

 

신판철씨 부인 노래솜씨 일품이고, 새로 안 사실, 이부용씨 부인 노래 솜씨는 거의 수준급이다.

이 분들 다음부터 절대 빠지면 안 될 분들이다. 회장단에서 잘 모셔야 할 듯,..

 

이렇게 우리는 정겨움을 전하고 남기며, 함께 살아가는 묘미를 흐뭇한

표정으로 호흡하면서야회 봄나들이 마무리를 한다.

 

올 가을에는, 화성시에 새 집 잘 지어 이사하신 하재현형님과

김근창씨댁으로 집들이 겸, 가을 나들이를 기약하면서 또 나눔을  엮어 놓는다.

 

                2008년 4월 13일의 가야회 봄나들이를 마치고

                                              배     효   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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