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미소가 눈을뜰때-시인 배효철

여정 풀이

배효철 (여산) 2013. 4. 7. 12:09

 

 

    여정 풀이        

                          배효철

 

넋두리하고 노래하며

고개 넘고 넘어

여정 길

한나절이 지난 어디서 쯤

잠시 마루 한 귀퉁이 청하며

한숨 돌려 풀어놓고

선객들께 인사 올리려 합니다

 

함께 말동무 잠시 허락된다면

살아온 보따리 서로 나눔 하면서

별로 귀하게 보이지 않더라도

뭐 그리 알아주지 않던 삶이라 할지라도

그래도 각기 풀어 펼치면

꽤 나 그 보따리

제법 늘어놓을 만하지 않을까 합니다

 

그리 바쁘지 않다면

혹여 눈에 차지 않더라도

그냥 흘깃 봐 주어

건질 것은 별 없을지라도

고개 한번 끄덕인다면

지나가는 입가에

미소 한번 올려 드리리라

 

허줄한 인사가

너절하다고 실실 웃으며

지나쳐 버리지 마시고

한나절 지나는 삶 속 재미 자락

큰맘 써서 자리 깔고

그냥 그런 얘기 재미 삼아 들어준다면

좀 어떠하시겠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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