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움길
배효철
가는 길
늘 바를 수야 없지
그냥 가고 싶은 마음이야
너도 나도인데
첫 울음 울고 나선 길
돌부리에 속고
누군가 파 논 웅덩이에
풍덩 헤매고
잘 나가던 친구 따라
줄 마추어 걸었었는데
한참을 보니 저 만큼이네
어쩌랴!
줄달음치고 허우적하니
이제 다리가 말 안 들어
괜찮다
조금 늦는다고
좀 모자란다고
한 시대 풍미는 마찬가지라
조금 덜 해도 좋으니
손 잡고 함께 걷는 이
에움길 만나면
내가 힘껏 업어주고 싶구나.
*에움길; 빙둘러서 가고 멀고 굽은길.
* 제목; 늘솔길. 유화 20호. 배효철 작 - 장려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