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6

추억그리기

추억 그리기                                   배 효 철 장식장 한 편 세월 넘기던 사진내 기억 살며시 열었네안경 없는 내 모습옆 사람 반쪽만 앉아있네 처갓집 어깨 피고 다닌다고집사람 평수 늘여도 그냥 두었는데이제 다른 반쪽이 더 함께하니눈시울 데워진다 잔잔한 파도주름인생살이 피어 있고은빛물결 파뿌리검붉게 물들여 숨겨두고 둘이 굴린 인생바퀴 여럿 되어 함께 부풀린 매무새 어찌하랴거울 없는 나는 두고항아리만 탓 할 소냐 오늘 본 추억 사진 그때는 그때여서 좋았고지금은 지금이여 좋았네.

헤아림

헤아림                              배효철   마음 한없이 벌려 놓고이젠 그 모퉁이에 서서차마 헤아려야 할많은 순간들 앞에어찌할 바 몰라그저 가슴 태우며한쪽 눈 모서리에 기대고나는 희미하게 눈 내려 깐다   스쳐 지나간 사연들이추억으로만 머물게 하고 싶어고운 빛깔로 물 드리우고책장 속으로 파묻어 놓으며다시금 큰기침하고 빗장 문 따 놓는다언제나 그래 하였듯이어설픈 미소로 인사하면서   이제껏 모아 두었던 정들은나의 칸칸이 함에 새겨놓고이제나저제나 하고 두근거리는내 모양만 앞에 놓고 애 태운다   줄이어진 순간들의 숱한 장면들은아직 필름으로 남겨 놓은 채언젠가는 멈춰 버려야 할이야기임을 잘 알면서도흘러 주는 그 노래는채 끝나지도 아닌 것 같은데괜 시리 이래저래 설레다   이제 앞가슴 ..

시간을 깨우며

- 유화 6호  배효철 작.           시간을 깨우며                                        배효철지나 가버리는 듯한 시간들 속나는 나의 시간 찾아본다언제인지는 몰라도기억했던 많은 시간들이이제 나를 찾지 못하고 잊은 채,그냥 지나 버리고 마는 것이다 즐거운 기억들 엮어서만들어 놓았던 시간도,아픈 상처 달래려고 늘어놓았던노랫말 담긴 시간도,그냥 편하게 웃어 주면서 주고받던얘기 속 시간도,보듬어 안고 향기 퍼주던아름답던 그 시간도, 나는 옛 그림자의 한 장승이 되어시간을 묻어 놓고 있다흐름 속에 자리하고 있으면서도나는 나를 잊고 있다그때의 나를 잊어버리고지금은 그냥 장승이 되어 달리고 있다아무런 말도 없고 아무런 미소도 없다 추억이라는 그림자는 노을 속으로빨려 들어 가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