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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장

*제목;생장/sp, 유화10호          생장                                  배효철 한나절의 절반 지날 쯤움트 임 싹 피운다미약함이 그윽한 순간에도온 몸 비틀며 일으킨다 고난의 몸부림에도생장 통 몸속에 묻어가며힘차게 발차기하여숙명의 아름다움 연출 한다 살 쪼개며 터 불리고몸집 늘려 길 열어 가지 한 올씩 내어주며두터운 껍질 쪼개어 품는 삶은 그렇게 이어져.

잠시 머물렀을 뿐

-제목/노을등대, 유화 10호.특별상 작.(현대미술)            잠시 머물렀을 뿐                                    배효철   애초 내 것이란 없었다흘러버린 삶 속 지나친 상념은기억해 얻어 내지 못한 무심함과늘 가슴 치닫는 욕구사랑 입히는 것이라 꿈꾸었다   얻었다고 생각하며내 것이 아닌 곁에 잠시 머문깨우침이 주는 순간내 감당이 담장 넘지 않게줄긋고 살았는데   자아 벗겨내니그곳에 내 삶이 앉았다.

침                                                                               배 효 철   생의 뒤안길 걷다보면 종종 만나는 게 육신의 탈이 아닌 가옛 선현께서 “늙음은 병과 함께 사는 것이요 잘 구슬려 보내는 게 상책이라”들은 바 있다. 그렇다고 찾아오는 이 친구 쌍수 들고 반길 수만은 없는 바,그래도 달래는 주어야 할 것이다.   어릴 때 번뜩이는 주사바늘에 놀라 울음보 터뜨리던 그때를 아랑곳 않고들어 닥친 님을 진정시키느라 시술선생 손에 들린 바늘통 보고도 반기듯인사하고 내 몸 전부를 펼쳐 놓는다.   무슨 무술영화에서 본 듯한 날렵한 묘기로 여러 개의 은빛바늘 연거푸소리도 없이 날려 꽂아 놓는데용케 자리 찾아 병열로 줄 세워가며 혈..

잔 영

잔 영                                       배효철   침실 창가에 앉은 달빛 그림자가동녘 기다리고 있을 즈음에,문안 해 줄 여명이 찾아주지도 않았는데버릇없는 눈은 까풀 일으키고드리운 그림자 사이 찬찬히 훌 터보네   세월 속에 안기어 버릇처럼 되어버린주인 바뀐 문안 인사에 때 이른 창 열기놀이심통 부리기 안쓰럽기 하곤 해서슬그머니 여닫이 닫고 나머지 청해 보자   잔영 속에 빠진 우주공간은줄줄이 엮어 놓은 인생 파노라마에몸 유유히 맡기고 만감의 세계를 헤치며긴 여로의 자국 서서히 더듬는다   무엇으로 살았으며,또 그 무엇으로 답 얻었는가?형형색색으로 물들어지고 어우러진 공간속으로미끄러지듯 유영하며 다시금 헤아려 본다   삶의 모퉁이에서 서서이정표가 희미해지거든그저 살며시..

여정 풀이

여정 풀이                                    배효철   넋두리하고 노래하며고개 넘고 넘어여정 길한나절이 지난 어디서 쯤잠시 마루 한 귀퉁이 청하며한숨 돌려 풀어놓고선객들께 인사 올리려 합니다   함께 말동무 잠시 허락된다면살아온 보따리 서로 나눔 하면서별로 귀하게 보이지 않더라도뭐 그리 알아주지 않던삶이라 할지라도그래도 각기 풀어 펼치면꽤 나 그 보따리제법 늘어놓을 만하지 않을까 합니다   그리 바쁘지 않다면혹여 눈에 차지 않더라도그냥 흘깃 봐 주어건질 것은 별 없을지라도고개 한번 끄덕인다면지나가는 입가에미소 한번 올려 드리리라   허줄한 인사가너절하다고 실실 웃으며지나쳐 버리지 마시고한나절 지나는 삶 속 재미 자락큰맘 써서 자리 깔고그냥 그런 얘기 재미 삼아 들어준다면   ..

어느날의 나

어느 날의 나                                                    배효철   보잘것없다고 팽개치고 지나쳐 버렸던 것들어느 날 인가부터 나에게 가까이 와 닿았습니다무슨 의미에서 인지는 몰라도 그 작은 것들이더욱이 그들의 소중함 일 깨워 주기도 합니다   나에게 과연 무슨 변화가 생겨서 일까나는 곰곰이 생각해 봅니다이제 서서히 나이 들어감에 일까아님, 삶의 가치 점점 깨닫고 있다는 걸까   내 눈 속에 들어오는 모든 것들 내 눈과 입, 귀속으로 들어오는 모든 것들 스쳐 지나며 핥고 있는 피부 속 촉감들 그 모든 것들이일으켜 세우며 나부끼는 나의 감각 모든 것이   사랑입니다아름다움 입니다기쁨이 함께 합니다미소가 담겨집니다   어느 작은 생명체 아름다움이 나를 일으켜 세..

함께 한

함께 한                          배효철주고받은 마음 다 표현치 못했어도무엇 말하고 주고자 하였는지서로 믿고 의지하는 눈빛작은 기쁨 나누었으니못다한 말 미소 섞어환한 표정으로 답해 준다면 그 무엇 아쉬움 남을 까서로 더불어 보듬으며함께 하였기에진실의 향기는 깊은 곳에 피어.  - 시의 향기 등재 24.0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