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미소가 눈을뜰때-시인 배효철

색갈없는 허무

배효철 (여산) 2013. 4. 7. 11:50

         

          


          색깔 없는 허무
                               배효철


언제쯤이면 내 가슴속에
따스함이 가득 채워지려나
언제쯤이면 나의 입가에
미소로 가득 하려나

더듬는 나의 마음속에 허전함이
잃어버린 사랑을 갈망하듯
한층 내게 바싹 다가서
더욱 가슴 한쪽 빈곳을 몰아 세운다

며칠 간 계속되는 빗방울들이
나를 점점 우울한 그늘 속으로 길잡이 하여
한 뼘도 안 되는 자그만 내 심장 테두리에
해오리를 일으키며 파고 들고나

기다리는 마음도 허전함이요
그리움 또한 애달픈 허무 이건데.
가슴 가득히 안아 누이며, 입맞춤에
그림자를 밟음이 고통으로 전해 오도다

무엇으로 전 할까
어떤 소리로 귀를 열어 볼까
닫혀져 있는 창문틀 속 비쳐지는 불빛 그림자를
나는 한없이 뜨거운 김으로 풍기며 소리할 뿐이로다

괜한 허무인가
누구에게 더 준 것도, 덜 준 것도 없는 것 같은 데...
어찌 이 공허함은 아무 탈 없이도 잉태되는 가
색깔 없는 빈 마음은 그저 이 자리를 맴돌고 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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