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하루
배효철
모처럼 장마 걷고 화창한 날 맞았다
집 안 밖이 환하게 자리 펴고
움직이는 식구들의 발걸음 가볍게 하고 있다
토요일 아침 햇살 속에 다들 뭔가의 약속이라도 있는 듯
모처럼 맑은 날이 그들을 마냥 들뜨게 하는 모양이다
환한 빛깔은 창틀 넘어 방안으로도 고개 들어 내민다
나의 출근 발자국은 별 기약된 정함도 있지 않으면서
오늘은 뭔가 기쁜 일들이 열릴 것 같은
그런 기분으로 발아래 비추이는 아침햇살은
그대로 사뿐하게 내려져 있다
한나절 가르치는 그 시각
나는 문뜩 찾아준 반가운 이 만나게 되었네
한 손에 푸른 새싹들 담아 사뿐한 발걸음으로
그는 나를 찾아 주었다
아침햇살이 던져 준 그 빛깔은
정하지도 않은 약속 만들어 주었구나
친구야!
모처럼의 맑은 날, 우리의 오늘 기분 환하게 비추고
정겨운 너를 반기는 내 마음 사뭇 그 기쁨에 흔들리어
나는 화창한 오후의 빛깔에 흠뻑 파묻혀
안겨준 오늘의 오후를 함께 만끽하며 흥청 즐기려 한다
아침햇살이 준 기쁨 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