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미소가 눈을뜰때-시인 배효철

눈 선물

배효철 (여산) 2022. 12. 6. 13:46

                                   눈 선물

                                                                                                배효철

 

새벽 4시에 일어나 브라질과 경기를 보며, 욕심내지 말고 즐기자 하였으나

시작하자마자 1골 먹으니 예감이 좋지 않다. 무더기로 먹어 망신살이 되는 건가?

하고,, 그래도 체면은 살렸다. 마지막쯤 한 골을 멋있게 넣어 영패는 면했으니,

 

새벽 공기는 차고 찌뿌둥한 날씨가 저 마음을 그려 놓은 건지.

눈을 붙이는 둥 마는 둥 티비소리에 엉켜 어정쩡한 아침잠 풀이하고는 아침 준비

하려니 창가에 붙어 집사람 난리 난다. 여기 보라고 눈이 펑펑 쏟아진단다.

그러고 보니 수일 전 첫눈은 내렸고, 본격 나리는 모양새가 하늘도 내 기분 같은가 보네.

그려 왕창 시원하게 내려라!

 

준비한 아침 먹는 중, 안사돈 전화가 울리길래? 웬일이시지?

안사돈께서 웃으시며 할아버지! 윤슬이가 눈이 많이 온다고

사진 찍어 할아버지에게 보내 주잔다고 하네요!” 하시며 아예 전화를 바꾸어 주신다.

 

윤슬아! 고맙다. 잘 지냈느냐?” 하며 이런저런 얘기 나눈다.

눈 오는 날 막내 손녀에게 눈 선물을 받기는 내 나고도 첨이다.

아니 예전 친구끼리는 첫눈 오는 날 만나기로 약속하기는 해 보았으나,

누가 나에게 눈 사진 찍어 보내 주겠다며 선물한 사람은

나의 5살짜리 꼬마 손녀 윤슬이가 나고 첨이다.

 

눈을 새롭게 만들어 준 나의 손녀!

 

오늘부터 내리는 눈은 나에게 천사가 될 것이다. 나는 행복한 눈을 한 아름 가슴에

안고 우리 집에서 내려 다 본, 눈 풍경을 몇 장 찍어 윤슬에게 답으로 보내 주었다.

아마도 아이가 지난번처럼 할아버지하고 하루 놀고 싶은 모양이다. 날 잡아봐야지.

 

윤슬아! 너 눈 선물 덕분에 할아버지의 오늘 하루는 행복하고 또 행복하겠구나.

 

 

'(시)미소가 눈을뜰때-시인 배효철' 카테고리의 다른 글

봄꽃 향연  (0) 2023.04.06
원래로  (0) 2023.02.05
가을 잎 넋두리  (0) 2022.11.08
옛정 머금고  (0) 2022.10.27
단풍 든 할배  (0) 2022.10.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