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미소가 눈을뜰때-시인 배효철

첫 정

배효철 (여산) 2025. 2. 18. 18:14

   

            첫 정

                                 배효철

 

고요와 적막이 감싼 안개 길

고독함에 젖은 노신사 모습으로

스스로 찾은 아득한 굴속에

한껏 취한 감성의 줄기 탄다

 

즐겨 찾는 길이 아닌데도

오늘은 혼잣말도 없이

그냥 묵묵히 걷고 있다

누군가 자신을 불러 줄 것 같은 마음에

 

까마득한 가슴속 깊은 수렁은

오늘의 얘기만은 아닌데도

낭길 끼고 또 걷는다

할 말은 많으나 가슴깊이 묻어두고

 

한 순간도 잊은 적도 버린 적 없는

오래전에 얘기를 잊은 척 지난 일들

힌 여울에 담가 둔속에는 아직도

혼자만의 따뜻한 사랑이 숨겨져 있었구나.


 

*낭길; 낭떠러지를 끼고 난 길.
힌 여울; 물이 맑고 깨끗한.
 

                                       - 수채화  4호.  배효철 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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