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너울을 벗고 배 효 철 늘 푸르름 건장하던 우리 마을 정자나무오늘 이 가을이 준 그 영혼은 싱그러움 보내버리고 그냥 서 있다늘 곁을 지키던 잎 자락들 하나 둘 떠나보내고자락이 펴 준 시원한 평상에서 놀던 나그네들이 아른 하다 그래도 풍요하던 자태가 엊그제인데이제 아름다움 노래 할 가을이 지나쳐앙상하게 너울을 벗고 깊숙한 가을 끝자리에보기도 딱한 엇가지들만 엿보고 있구나기나긴 세월동안 마을 지키겠다고한결같이 노래하며 으름장까지 곁들였는데이제 예쁘게 물들지 못한 가을 잎가지들 한탄하며그토록 허망한 겨울 맞이하려 하는구나 한 때 풍성하게 자리 깔고 베개 베고 누워한자리 하게 하였던 나그네들의 보금자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