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효철 (여산) 2013. 4. 7. 11:11

 

                         

             벚꽃의 고향

                                           배효철

 

벚꽃들의 향연이 펼쳐지는 곳

내 고향 진해가 그립다

내가 어릴 적에 마냥 뛰놀며

꿈을 키웠던 내 고향에는 지금 벚꽃망울이

망울망울 맺혀 그 아름다움을 펼치려

단단하게 준비하고 봄 손님 맞을 채비로

다들 설레고 있겠다

 

꽃망울이 터질 때면 하얀 털 솜뭉치가

나무 가지에 주렁주렁 매달리어 흔들어 춤추어지고

그 사이로 우리는 하늘을 쳐다보고 마구 뛰어 다닌다

크게 소리치며 폴짝폴짝 뛰면서 자신을 맘껏 뽐내고

씨앗을 퍼뜨리듯 꽃들의 조각들이 나부낄 때면

그 장관은 내 눈을 멀게 할 정도이다

아름다움이라 표현키도 어려운 꽃, 눈꽃들이다

 

하얗게 뿌려지는 꽃 날개들 속으로

헤집고 다니면서 나는 뛰고 또 뛰었다

벚꽃이 놀라 더 많이 떨어뜨려 주기라도

애원 하듯이 소리치며 벚꽃들을 불러 됐다

그 자리를 밟고 지나는 기분이야

연인들이 잘 알 테지만

나는 어릴 적부터 그 기분을 갖고

느끼며 흥분 감추지 못했다

하얀 융단 위로 마구 뛰며 꽃길 줄기 갈라놓고는 했다

 

꽃잎이 바람에 뒹굴고 다닐 때쯤이면 나뭇가지에는

빨간 버찌가 매달리고 그걸 따 먹겠다고

온갖 몸부림치며 나무 가지 사이를

원숭이 재롱부리듯 우리는 그곳을 헤집고 다녔다

입 주위는 엉터리처럼 빨간 물 무치고

온통 입가는 엉망이 된다

 

그 빨간 버찌가 있는 그곳이 내 고향 진해이다

나는 그곳에서 사랑을 배우고 진실을 얻었으며

행복의 씨앗을 얻었도다

봄이 반한 그 곳, 나는 지금도 그곳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