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 활동 이야기

9웡26일 일상 - 9월자락에 맞이하는 아침!

배효철 (여산) 2013. 9. 26. 11:31

* 9월 자락에 맞이하는 아침!

 

환한 아침이네!

 

난 자리에서 몸을 털고 정리에 들어간다.

아침햇살이 있는 날이면,

아파트뒷산인 광교산 삼림욕장으로 향한다.

좀 흐리다, 하면 만석공원으로 나가기도 하고,

코스가 수시 바뀌는 변동프로그램이다.

 

오늘 아침햇살이 참 좋다.

겉옷은 입고 나왔는데도, 스치는 바람이

제법 서늘하기 까지 한다.

 

오늘따라 가벼운 발걸음이 느껴지네,

어제는 좋아하는 남은 명절음식 잡탕에

그만 조기가시가 걸려, 하루 종일 그놈 갔나 싶어

확인하느라 목줄에 신경 써다보니

머리가 다 띵띵했는데,

아직도 잔존 기미가 있는데도 발걸음은 산뜻하다.

 

~ 완연한 가을이다!

덥다 덥다! 하던 며칠 전 얘기는

이제 한 장 더 걸치는 바람막이 겉옷으로

가을이 나에게 눈길 하는 것을 느낀다.

 

슬슬 거리며 오르는 내 모습이

가을이 주는 맛을 음미하려는 듯,

아주 천천히 가을을 무치고 있다.

 

앞 선 듯 걷는 할매는 여기저기 기웃하며 줍기하는 폼새가

밤톨이나 도톨이를 줍는 것 같아, 맘이 불편해진다.

그냥 지나치려다, “아이고 그거 애들이나 먹게 그냥 두시죠!” 하며

지나쳤다.

몇 톨 주워 뭣하겠냐고~`

조금 더 오르니 장안구환경과에서 작은 현수막을 걸어 두었네.

도토리는 야생동물의 겨울 양식입니다. 가져가지 마세요.”

잘 한 일이다.

자기 아이들만 생각 말고, 여기 애들도 생각해 주어야겠지!

 

 

 

삼림욕장은 산책길이라 조금만 오르면 정상이다.

벤치에 걸터앉아 숨을 고른다.

여기저기 운동하는 모습들도 보이고

몇 개 안되는 벤치에는 벌써 만원이다.

 

다음 분을 위해 나는 몸을 일으켜 산뜻한 내리막길을 걷는다.

앞에 올라오시는 두 분은 멀리서 보아도 나이 드신 노부부임에 틀림없다.

어찌나 다정하신지, 두 손 꼭 잡고 걸으며 오르신다.

 

바로 뒤로는 젊은 아낙이 빠른 걸음으로 앞서 올라오니,

가벼운 몸매로 완전무장 갖추고, 날씬한 몸이 드러나 보이는데도

열심히 가꾸기 하는 듯, 바로 내 눈 앞을 바람처럼 스쳐 버린다.

 

내 뒤로는 나를 바람처럼 앞지르기 하면서, 건장한 아제가

이 날씨에 반바지 차림으로, 장딴지도 굴기도 하다.

어라~ 또 나를 스치네! 퉁퉁하게 몸을 굴리며 이따마한 뒷모습을 풍기며

앞서기 놀이 하 듯, 요리조리 흔들며 굴려서 앞서가기 하네,..

 

나는 햇살을 마주하며, 맑고 밝은 햇살을 주신 주님께 오늘도 감사하며,

늘 지나던 길을 지나고 있다.

 

최성수의 풀잎사랑이 내 코를 타고 흐른다.

싱그러운 아침햇살이 `~~풀잎!풀잎!,, 이슬!이슬! 사랑해~ 그대만을` 풀잎사랑~”

 

이 아침이 준 사랑과 행복을 노래하며,

건강한 늙음을 꾸준히 지켜 나간다면, 어떠한 젊음도 부럽지 않을 것이다!

나는 오늘 아침햇살에 얻어온 행복단어 몇 점을, 머리에 얹어 두었다가,

내가 만들어 논 행복쌓기실천본부에 전송해 주어야 겠다.

 

2013, 09,26. 아침. 배 효 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