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미소가 눈을뜰때-시인 배효철

햇볕 걸치고

배효철 (여산) 2022. 3. 28. 16:50

 

   

      햇볕 걸치고

                               배효철

 

오랜만에 강렬히

내리쬐는 햇볕 참 좋다

 

우중충한 그늘과

을씨년스럽게 풍파 하던

궂은 날씨 아니었나

 

활짝 갠 하늘 아래

산책하는 발걸음

큰 나무 가지가지 위로

나를 걷어 올린 채

활짝 핀 햇볕으로

풍성하게 말린다

 

발걸음 한결 가볍다

축축해져 있던 몸둥이

찬란한 빛이 주는 햇살로

가지마다 걸쳐 말려 둔

발걸음 지나며 어깨 걸친다

 

아직도 어둠 속 노래하며

깜깜한 공간 즐겨 노는 것들

검은 무리 파먹고 사는

세상엔 그것밖에 없는 줄 아는

어둠의 자식들

 

걷어 둔 햇볕 갖다주고 싶다

빛으로 만든 영롱한 아름다움

던져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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